프로그램 노트 : 이상훈 프로그래머

주빈국 프로그램 : 스페인 (25편)

올해 세 번째로 시행되는 주빈국 제도에 의해 제3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선정한 금년의 주빈국은 정열의 나라,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의 나라, 고야의 나라, 살바도르 달리의 나라,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나라 스페인입니다. 주빈국 제도는 한 개별 국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층위의 영화들을 살펴봄으로써 영화라는 예술분야를 넘어 해당 국가의 문화와 사회 등 여러 모습을 단편영화라는 창을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우리 영화제의 내적, 외적 성장과 더불어 주빈국과 주빈국의 영화 문화에 대한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한 모습이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소개되고 만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번에도 스페인 단편영화 나아가 스페인 영화와 문화에 대한 폭넓은 관심의 장이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금년 주빈국 섹션은 스페인 단편영화의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스페인 파노라마', 자신만의 특별함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스페인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호러' 그리고 스페인 영화의 확실한 장점인 '스페인 애니메이션' 이렇게 총 세 가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것입니다. 이 번 섹션은 우리 부산국제단편영화제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곳의 국제단편영화제 (Filmets 바달로나 국제단편영화제, Mecal 국제단편영화제)와의 우애와 신뢰의 공동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은 이역만리 스페인의 한 낮의 뜨거운 태양, 늦은 밤 으스스한 달 그리고 갖가지 색으로 가득한 그림 속의 광야를 여행하게 될 것입니다.

스페인 파노라마(8편)

영화 한 편을 보는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에 찬란한 영화유산으로 넘쳐나는 한 나라의 단편영화를 모두 알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엉뚱한 시도는 실패하더라도 언제나 즐거운 모험이 됩니다. 주빈국 스페인의 첫 번째 섹션은 '스페인 파노라마'입니다. 글자 그대로 스페인 단편영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2003년 이후 최근 2012년까지의 아주 특색 있는 단편영화 일곱 편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습니다. 스페인 영화의 특징인 재기 발랄함이 묻어나는 멜로 드라마, 블랙 코미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가 마치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관객의 눈 앞에서 화려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이 중 몇 편의 작품은 스페인을 대표해서 아카데미 단편 부분에 출품이 된 작품이고 또 다른 몇 작품은 최근 각광을 받은 바 있는 개성이 뚜렷한 단편영화입니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은 파노라마섹션을 통해 영화제의 경쟁이라는 다소 심각한 장을 벗어나 자유롭게 스페인 단편영화의 다양함과 독창성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스페인 호러(6편)

한 나라의 영화에서 특정한 한 장르가 선호되고 나아가 제작까지 활발한 경우는 세계에서 특이한 경우에 속합니다. 중국이나 홍콩의 무술영화,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와 같이 특정한 소재가 하나의 경향을 나타내는 것과는 다르게 '호러'라는 인간의 내면의 감정에 기반을 둔 특정 장르가 활발히 제작되는 스페인의 호러 영화의 여러 모습을 하나의 영화를 보는 시간 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스페인 호러 섹션'입니다.

스페인 애니메이션(11편)

찰흙인형, 만화경, 그림자극, 실사 영화체 애니메이션,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체 등 애니메이션으로 표현 가능한 모든 종류의 영상이 펼쳐질 스페인 애니메이션 섹션은 세상을 채우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짧은 시간에 압축한 총천연색의 즐거운 잔치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