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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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幻影), 낯설음, 유령 같은 존재들을 통해 한국 샤머니즘, 무(巫)의 세계관을 탐구하는 영화들을 모았다. 이들은 전근대적 혼례의 모티브를 활용해 남성에 의해 억압받고 고통받았던 여성들의 귀환과 그에 따른 욕망과 처벌을 재현한다.
<메아리>는 원의 둥근 형태에서, <함진아비>는 수직적 구조의 축제를 죽음의 카니발을 통해 처벌로 형상화한다. 전자가 여성 연대의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후자는 가부장적 혼례 형식을 통해 일종의 거세를 표현한다. 유사한 서사를 가진 두 작품은 귀환한 존재들의 형상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각기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작두>는 신내림과 귀환의 과정을 통해 신체적 장애라는 처벌을 형상화한다. 젊은 여성은 노련한 무녀와 그의 아들을 육체적 매력으로 도발하고, 무녀는 신딸과 아들 사이에서 신통력과 모성을 동시에 발산한다. 무기력했던 아들은 성적 욕망이 발현되면서 신성은 움직인다.
세 작품에서 가시화된 초현실적 세계를 통해 우리의 빈 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공명하고 교차하는 욕망의 소리들과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