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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소개

지난 2년 동안 인류는 코로나19가 초래한 팬데믹이라는 미로 안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원의 빛이 부재한 동굴에 갇히는 동안 우리는 소통보다 단절, 확장보다 축소의 행태를 택하게 되었고 효력을 잃은 주문처럼 포스트 코로나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무거운 안개처럼 일상에 머물렀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사람들의 무력함과 이유 모를 분노가 전 세계를 잠식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우리는 팬데믹의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자락에 도달했습니다.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한 후, 영화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화해 왔습니다. 탄생의 순간이 기록된 첫 번째 예술인 영화는 문학, 무용, 연극, 회화 등 기존 예술과 차별화된 독자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고유한 서사, 독창적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영화는 인간과 사회 그리고 세계와 우주를 스크린에 재현했습니다. 10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를 통해 영화는 눈부신 결과와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영화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가진 변화의 속성에 집중하며 제39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영화의 확장’을 올해의 주제로 정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영화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변화를 포착하고 이를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금기와 한계 없는 주제의 확장, 고정되지 않은 영화 예술의 창작 방법과 방식에 대한 발견과 수용, 관성적인 여과를 거치지 않고 날것으로 재현되는 동시대의 여러 단면을 포착한 예술적, 사회적, 미학적인 단편영화들을 이번 영화제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39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의 주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국 감독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전 세계적으로 전위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의 영화와 그의 영향을 받은 영화들을 '프리즘'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주빈국'에서는 미지의 영화 강국인 리투아니아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최근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중점적으로 발굴 중인 '코리아 쇼츠'에서는 영화의 확장성을 볼 수 있는 다양한 한국 영화를 소개합니다. '아시아 쇼츠', '3D 쇼츠', '인터랙티브 쇼츠' 등에서도 내실 있게 강화된 프로그램과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외적 상태가 소멸하는 것이 아닌 그 예외적 상태가 일상이 되는 상황 가운데서 제39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준비되었고 마침내 작은 기적처럼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긴 터널의 마지막을 함께 나온 여러분들을 지금, 영화제에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선임 프로그래머
이상훈